요즘은 정보의 시대입니다.
유튜브나 각종 검색엔진에 '딸깍' 한 번이면 방대한 자료가 나오니까요.
그리고 그 정보 중에선 홍보를 위한 정보도 많습니다.
마케팅적 활용이죠.
이런 서론이 왜 나오냐면 앞으로 할 이야기가 이에 해당돼서 그렇습니다.
요즘 이름 좀 유명한 정비소들은 정비매뉴얼에 따른 적절한 체결토크를 강조합니다.
토크렌치를 쓰는 게 좋은 예입니다.
과한 조임 토크는 나사산을 망가뜨리거나 볼트가 부러져서 고착되는 등의 문제로 비싼 부속의 파손을 야기할 수 있기에 적절한 조임 토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단 것은 저도 동의합니다.
타이밍 체인 또한 마찬가지로 약간의 어긋남이 큰 트러블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겉벨트라 불리는 드라이브 벨트의 장력은 무시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정비현장에서 오토텐셔너가 없는 겉벨트의 장력조정은 소위'감'으로 처리하는 곳들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입니다.
겉벨트의 장력이 정비매뉴얼에 없어서 그럴까요?
그럴 리가요.
분명 적정 장력은 존재합니다.
과할 경우 구동 풀리의 베어링 파손이 생기고, 느슨할 경우 벨트 슬립으로 인해 정상적인 엔진 작동을 보장하지 않죠.
어찌 보면 정말 중요한 부분임에도 이 겉벨트만큼은 '감'으로 처리됩니다.
이에 문제를 제기하면 대부분의 정비현장은 '이정도면 됩니다', '이래도 문제 없던데요?' 하고 자신의 '감'을 맹신하며 차주를 환자나 진상으로 취급하죠.
씁쓸할 따름입니다.
그럼 그 사람의 감이란 게 과연 정확할까요?
그렇지 않기에 도구를 쓰는 것이고, 측정도구로 두세 번 더 재확인을 하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그 '감'으로 정비한 결과가 과연 어떨지 볼까요?
https://cartales.tistory.com/m/195
제가 알터네이터 풀리를 조립할 때 벨트 장력은 기존 정비소에서 정비한 수치보다 조금 더 조였습니다.
다만 그게 과한 장력은 아닐까 걱정됐고 그걸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생겼죠.
그럼 어떻게 확인할까요?
GSW에서 제시하는 장력 측정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기계식의 경우 OTC의 6673 기계식 벨트 장력계 제품을 예시로 들고 있으며
음파식의 경우 UNITTA 사의 U-550(혹은 단종된 U-508) 제품을 예시로 듭니다.
세팅값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지요.
저는 운이 좋게 음파식 장력계를 구했습니다.
우연히 중고마켓에서 저렴하게 올라온 U-508 제품을 구한 것이죠.
그럼 바로 측정을 해 볼까요?
상기된 측정법에 따르면 드라이브 벨트 하단에서 측정을 해야 하니 언더커버를 탈거해야 합니다.
빠르게 탈거합니다.
대충 이 부근에 프로브를 대고 측정하면 됩니다.
수치를 GSW에 맞춰 입력합니다.
그런데 왜 SPAN값이 178.9가 아니라 179냐 물으신다면 이 기기의 SPAN값은 0.*mm단위를 지원 안 해서 그렇습니다.
GSW도 0.1mm 정도의 오차는 봐주지 않을까 합니다.
프로브를 대고 벨트 가운데를 손으로 튕기거나 적당히 단단한 고무 망치나 드라이버 손잡이로 벨트 측면을 가볍게 퉁퉁 쳐주면 수치가 나옵니다.
첫 측정 결과는 당황해서 사진을 남기지 못했는데 300n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이 정도인데요.
GSW에서 요구하는 수치의 반도 안됩니다?
제가 뭔가 잘못했나 싶어서 여러 번 수치를 재입력하고 재측정도 했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슬립 안 난 게 정말 기적 같은 결과네요.
사진은 재탕이긴 한데 냅다 알터네이터 볼트 살짝 풀고 장력을 조정했습니다.
규정치대로면 700~800n 사이로 장력을 조정하면 되는데, 아직 영하권으로 확 추워지지 않아 벨트의 장력이 더 팽팽해질걸 유의해서 적당히 중간정도로 조여주기로 합니다.
그렇게 최종조정값은 770n정도입니다.
장력 확인하고 다시 알터네이터를 조인 뒤 본넷을 닫고 마무리했습니다.
처음에 당황해서 1시간 정도 걸리긴 했으나 다음에 하라면 30분 안에도 가능할 것 같네요.
이번 결과는 좀 충격적입니다.
솜씨 좋은 정비소에 가도 벨트 장력을 감에 의존해 조정한 결과 결국 규정치에도 근접하지 못한 장력이 측정되었으니까요.
물론 생활의 달인 같은 곳에서 기계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기에 그 '감'이란걸 무시하기 힘든 건 맞지만 그 '감'이란 건 컨디션이나 경험치 부족에 따라 바로 이런 어마무시한 오차가 생길 수도 있는 불완전한 것이란 것도 사실이 증명된 게 아닐까 합니다.
특히 이런 정비현장에서는 종종 소위 '손 토크'를 맹신하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물론 이런 결과를 본 다른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감으로 조여도 문제 안 생기던데?' 할 수 있을 테고, 정비현장에서 공차체결, 토크렌치 사용 등을 자랑하는 곳은 이미 오토텐셔너가 기본 적용된 비-싼 엔진의 외제차를 주로 취급하니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니 도입할 일도 없고 정비현장이 바뀔 일도 없겠죠.
제 차량에 쓰이는 감마 T-GDi 엔진은 세상에 나온 지 10년도 더 된 구식 엔진이고 오토텐셔너가 없는 차들은 차에 돈 많이 쓰기 싫어하는 진상투성이 오너들이 많은 국산차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전 일단 사버렸으니 폐차할 때까지 쓰며 본전이나 뽑아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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