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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GT/일상

캐스퍼 구경과 시승 후기

평소부터 작은 차를 좋아했습니다.
다만 경형 해치백이란 특성을 가진 모닝이나 스파크는 생각보다 급의 한계가 보였고 레이는 너무 컸습니다.

그렇다고 외산 경차가 들어올 리도 없고, 가격경쟁력때문에 판매량도 좋지 못할테니 이 이상의 경차는 나오지 못할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다 경차 혜택도 해마다 줄다보니 이제 경차는 사라지고 소형 SUV의 시대가 오리라 예상했지요.

하지만 현대자동차측에서 오랜  침묵을 깨고 새로운 경차를 내놓았지요.

그게 캐스퍼입니다.

전시차 공개도 없이 영상과 사진 공개만으로 사전예약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물량이 예약됬다고 보도자료가 나오더군요.

저는 그런쪽에서 상당히 보수적이라 그러한 인기만으로 차를 평가하기보단 직접 보고 타봐야 알거같아서 차를 직접 보기로 했습니다.

캐스퍼는 현대차 대리점이나 영업소에서 전시를 하는게 아닌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전시 및 시승을  진행합니다.

덕분에 차를 눈치 볼 필요 없이 편하게 보고 사진도 찍어볼 수 있었는데요.
운도 따라줘서인지 시승도 일반 캐스퍼와 캐스퍼 엑티브를 둘 다 타볼수 있었습니다.

그럼 스튜디오 방문부터 해봐야지요.

제가 찾아간 곳은 그나마 거주지에서 가까운 편이던 용인 스튜디오입니다.
그래봐야 차로 좀 멀리 와야하긴 하지요.

이 곳은 외부에 4대 내부에 11대가량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내부전시장은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시간제로 운영하다보니 내부전시장보단 외부에 전시된 차를 먼저 보기로 합니다.
외부에 전시된 차량은 팬시하게 꾸며놓은 차부터 어느정도 컨셉을 가진 차, 그리고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순정차량까지 전부 전시되어 있습니다

신형 카파엔진에서 두드러진 점은 흡기필터가 있는 챔버가 엔진 위에 위치한 점인데요.
경정비에서 정비성을 용이하게 하기도 하고 공간활용도 극대화가 되는 장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단점으론 더운날에 흡기온도가 좀 걱정되기도 하고 헤드커버를 분해하려면 흡기계통을 다 들어내야 한다는 건데, 둘 다 경차급이라 큰 문제는 안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T-GDi쪽의 냉각수 통이 더 크고 압력에도 강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MPi엔진은 압력캡이 배터리 앞에 있지요.

두 엔진 다 공간활용은 정말 잘 되어있습니다.

엑티브쪽인 T-GDi 모델의 특유한 그릴은 단순히 디자인적인 측면만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그릴 전면부를 두군데로 나뉘어서 왼쪽엔 인터쿨러, 우측엔 라디에이터를 배치헸는데 주행풍을 최대한 활용할 심산인지 나팔모양의 흡기관이 있습니다.


일반모델은 흡기관도 빠지고 인터쿨러도 없다보니 그릴 왼쪽이 플라스틱으로 막혀있었습니다.

후드를 열어보니 후드 인슐레이터를 넣으려고 했던 흔적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원가절감으로 인해 빠진거 같네요.

본넷 지지대는 나사조차도 쓰지 않으려고 한 흔적이 돋보입니다.

이런 소소한 점이 조립과정에서나 비용측면에서나 절약이 많이 되지요.

다른 차도 그렇지만 캐스퍼의 휀더는 정말 껍데기같단 느낌이 듭니다.

자주 긁히고 파손되는만큼 분해가 쉽게 되도록 만든듯하고, 저렇게 휑한게 미관상으로는 단점이지만 기능적으로는 통풍에 좋아서 습기로 인한 부식은 방지하기 쉽다고 여겨지네요.


전면 범퍼에 박힌 헤드램프의 정비성은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범퍼를 무조건 걷어내지 않고선 좀 힘들겠네요.

도어쪽엔 웨더스트립이 거의 없어서 풍절음에 취약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차체쪽에는 제대로 되어 있습니다.


언더커버는 없지만 바닥은 상당히 평평하게 만들었고, MS폴리머를 뿌려둬서 하부 N.V.H 대책을 해뒀습니다.


트렁크쪽은 플라스틱 트림을 최소화하고 배선도 가운데로 지나가지 않습니다.
블박업체들이 이 차에 블박을 깔끔하게 시공하려면 노하우가 꽤 필요하지 않을까 하네요.


캐스퍼의 휠은 15인치, 17인치 두가지로 운용되는데요.

15인치의 경우에는 185 65 15
17인치의 경우에는 205 45 17
인데, 두 사이즈 다  AT(All Terrain) 타이어가 없어서
혹여나 이 차로 진짜 오프로드를 다니시려면 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도심형 SUV가 으레 그렇듯이 세미 오프로드로 만족해야겠지요.


외장쪽은 다 봤고 이제 실내를 볼까요.


실내 전경입니다.
경차는 일반사이즈의 선루프만 넣더라도 상당한 개방감을 느낄수 있는게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국내 경차중 유일하게 있는 무드램프도 돋보이고 대시보드 공간을 다 활용한 수납공간도 눈에 띕니다.


잘 찾아보면 의외로 수납공간이 많습니다.

그리고 기어박스 아래도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경사가 져있기에 병이나 캔은 무리고 여행용 티슈는 둘 수 있을거에요.


캐스퍼의 장점인 2열 시트입니다.
5:5 폴딩이 지원되는데다, 슬라이딩 및 리클라이닝(옵션)이 지원되는 경차치곤 파격적인 시트인데요.

사진을 보면 뒷좌석을 플랫하게 접을수 있는데도 트렁크쪽을 저렇게 파이도록 만든게 이해 안가시는 분이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아시죠?

앞좌석 시트 하단쪽이 많이 비어서 발을 쏙 넣을수 있다보니 리클라이닝까지 활용하면 상당히 편한 느낌으로는 앉을수 있습니다.


뒷좌석에 얼마나 자신이 있던건지 소형 카시트를 장착한 전시차도 있었습니다.


선착순 단 한명

옵션을 넣으면 후석 탑승자를 위한 USB 충전 포트를 넣을 수 있습니다.

이건 다른 차에도 적용되었지만 후석 폴딩시 안전벨트가 걸리지 말라고 꽂을수 있는 구멍이 있습니다.

1열 시트로 넘어가면 스토리지 옵션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건 스토리지 옵션이 없는 차량의 백커버입니다.
스토리지 옵션이 없더라도 일단 접어놓으면 플랫한 판떼기가 됩니다.

스토리지 옵션을 적용한 백커버입니다.
다만 이 평상같은점을 빼먼 활용도가 애매한데다 저 구멍도 크다보니

이렇게 구멍에 뭔가 빠졌을때 꺼내라고 커버도 있습니다.

저 공간에 그냥 책이라도 한두권 넣어둬야 하려나요.


사실상 이걸 쓰지 않는 이상 활용도가 아주 좋진 않을듯 합니다.

그나마 이거조차 앞좌석을 세워버리면 뒷사람 무릎을 파괴해버릴거 같네요.


요즘 차량의 내비옵션은 단순히 내비게이션만 들어가는게 아닙니다.

후방카메라를 비춰줄 모니터가 되기도 하고 캐스퍼에겐 차를 전체적으로 컨트롤해줄 패널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유용한 기능도 있지요

그런데도 내비를 포기하고 폰내비를 쓰신다구요?
정말요?


캐스퍼부턴 이제 아날로그 클러스터가 들어가지 않고 TFT LCD화면의 디지털 클러스터가 적용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보여주는건 경차에 맞는 정보 정도니까요.

그래도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색이 바뀌는건 좋네요.


풀옵을 넣어도 똑딱이 미러는 사라지지 않아요

한가지 아쉬운점은 하이패스 룸미러를 고르더라도, D&N 전환을 수동으로 하는 룸미러만 주어지고 ECM 룸미러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풀옵을 고르더라도 달라지는건 없지요.
아마 주된 원인은 단가때문일텐데 출고후 ECM룸미러 이식을 할 수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6스피커 기준으로는 정말 괜찮은 오디오

오디오 시스템은 괜찮습니다.
6스피커까지 간다면 어떠한 브랜딩도 없긴 하지만 준중형 차량에 오디오 옵션을 넣은듯한 음질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갯수가 줄어들수록 음질은 보장하기 힘들거 같네요.


이제 시승으로 넘어갑니다.
온라인 예약으로는 이미 다 차버렸지만 현장예약이 가능하며 선착순 마감이라 가급적 일찍 가셔야 캐스퍼 엑티브를 탈 확률이 높아집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MPi와 T-GDi엔진 두가지를 다 체험해봤습니다.


캐스퍼를 구매하시는 분들이 가장 우려하는게 MPi로 이 덩치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시는걸텐데요.

몰아본결과 괜찮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80km/h까진 탄력을 받으며 경쾌하게 나가는편이고 더 좋은 가속을 원하면 엑셀을 더 밟으면 됩니다.

시승코스중에 꽤 가파른 언덕길도 있는데 60km/h에서도 가속하며 올라갈수 있을 정도였지요.
다만 이건 1인 승차 기준임을 알려드립니다.

기어비도 어느정도 손을 본건지 과거에 느끼던 4단 미션의 답답함을 많이 해소해줬습니다.

다만 고속도로에선 좀 아쉬운 가속성능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주로 다니시는게 시내주행이고 고속도로에 갈 일이 거의 없다면 자흡도 괜찮은 선택이긴 합니다.

하지만 엑티브 모델을 고르신다면 고속도로에서도 행복하실수 있습니다.
카파 T-GDi엔진은 100마력이지만 토크가 상당합니다.
어느정도냐면 아반떼나 베뉴가 쓰는 1.6 스마트스트림보다 토크가 좋거든요.

그런데 캐스퍼는 상기된 차보다 가볍습니다.

실질적인 가속력은 아마 탈경차가 아닐까 싶네요.

모닝 터보가 팔렸을때 모닝을 시속 180km 이상까지 달리게 해주던 엔진이라 그런지 성능면에선 확실했습니다.



두 차량 전부 생각보다 엔진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빼면 풍절음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단점이라고 할만한건 다단미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4단 미션이 좀 얼빵한면이 있어서 불편할 수 있고 스텝게이트 방식으로 기어단수를 활용하며 타던 모닝 차주 입장에선  PRNDL만 있는 직선 기어레버를 보고 좌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차량 모두 정차시 진동이 좀 있습니다.
소위  D딸이라고 하죠. N으로 두면 낫긴 한데 그래도 사라지진 않습니다.


마치며
캐스퍼를 이리저리 살펴본 결과 그냥 SUV인기에 편승해서 구색맞추기로 낸 차는 아닌듯합니다.
경차 규격 내에서 최대한 많은걸 누리게 해주고 최대한 다양한 사람을 만족시켜주려는 배려심이 차에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단가때문에 재질이 좀 저렴하더라도 기능성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고 오랫동안 팔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도록 설계되어진 차라는게 와닿습니다.

몇가지 개선이 필요한 점은 차차 나아질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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