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GT에 NQ5 헤드레스트 이식하기
한때 모비스에서 컴포트 패키지라며 헤드레스트에 꽂는 다용도 어댑터를 팔았었습니다.
옷걸이나 스토리지 백 등이 상당히 탐났지만 제 차가 출고될 때쯤 단종이 되어 구하기가 힘들어졌죠.
가격도 비쌌던지라 구매할 엄두를 그다지 못 냈습니다.
세월이 지나 K7이 단종되고 K8이 나왔는데 아마 HMG그룹사 차량 최초로 옷걸이형 헤드레스트가 도입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능적으론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옷걸이 용도가 아니더라도 다용도로 걸 수도 있고, 후석 승객이 승하차를 할 때 손잡이로도 쓸 수 있는 데다 상기한 컴포트 패키지와 달리 거추장스럽지도 않았죠.
단점은 틸트기능이 없고 높낮이만 조절이 가능하다 보니 헤드레스트가 맞지 않으면 목이 고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포기했지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스포티지가 NQ5로 풀체인지 되면서 이 차량에도 옷걸이형 헤드레스트가 도입됩니다.
이번 제품은 틸트가 됩니다!
이번엔 노려볼 만 해졌습니다.
레일 간격도 맞고, 굵기도 K3GT와 동일했습니다.
홈 방향도 같다 보니 잘 맞으리라 생각했지요.
또한 외피 재질을 스웨이드로 선택할 수 있다고 하던데, 유지관리를 생각하면 유분기가 자주 닿는 헤드레스트는 인조가죽이 나을 듯싶어서 구매는 인조가죽으로 했습니다.
저는 이 헤드레스트를 그냥 장착하지 않고 스티치 색상을 붉은색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K3GT차량의 내장 포인트 컬러를 없앨 순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헤드레스트 외피가 분리 가능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차량의 경우는 분해가 안되게 만들어지기도 하니까요.
이때 마침 친구가 NQ5 신차를 출고했는데 옷걸이형 헤드레스트가 달린 옵션으로 출고했기에 원복을 약속하고 실패 시 신품구매로 물어주겠다며 사정을 한 뒤 확인해 봅니다.
헤드레스트 하단을 보면 십자 나사가 있습니다.
우선 이걸 풀어주고 손잡이 쪽 트림을 살살 풀어줍니다.
가장 굵은 걸쇠가 레일 홈 내부에 있으니 잘 젖혀서 빼내줍니다.
그다음 10mm 소켓을 이용해 볼트를 풀어줍니다.
전 십자나사까지 다 풀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다음 잘 잡아당겨서 트림을 분리해 주면 내부가 확인됩니다.
외피가 접착되지 않고 훅에 걸려 고정되는 방식인걸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까지 확인했으니 문제없겠지 싶어 주문을 했습니다.
부품번호는 88700 P1600RM7로 블랙색상입니다.
시트류는 모비스 대리점에서 구매가 불가능하고 시트 전문 대리점을 통해야 합니다.
지역 거점별 시트 부품 취급점이 다르니 주문 전 모비스 고객센터에 전화해 가까운 시트 부품 취급점을 잘 알아보셔야 합니다.
또한, 재고가 없을 경우 발주 후 최소 3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문제작 상품으로 분류되는지라 잘못시켜도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모비스튜닝 전 최대한 알아보는 게 좋죠.
전 대충 알아봐서 후술 할 내용에 고생을 합니다.
왜냐면 첫 단추부터 꼬였으니까요.
잘 맞나 확인해 보려고 꽂았더니 꽂다가 턱 걸립니다.
그래서 뭔가 잘못됐나 싶어서 다시 뽑으려니 안 나옵니다?
무슨 진실의 입에 걸린 손도 아니고 이럴 수가 있나요.
이럴 땐 패닉에 빠지지 말고 침착하게 전문가의 손길을 기다려야 합니다.
https://m.blog.naver.com/lealcraft/223671783772
바로 레알크래프트 사장님의 손길을 기다렸지요.
그런데 냅다 힘으로 뽑으시는 걸 보고 '역시, 압도적인 힘 앞에선 모든 것이 무력하는구나 하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때 헤드레스트 장착의 걸림돌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바로 가이드의 차이죠.
왼쪽이 K3GT의 헤드레스트 가이드고 우측이 NQ5 차량의 가이드입니다.
레버가 있는 부분이 반대인지라 꽂다가 걸리는 거였죠.
그럼 NQ5의 가이드를 사면 만사 OK 지 싶어서 레알크래프트에서 스티치 교환 작업을 하고 가이드를 새로 주문합니다.
물론 이것도 시트 쪽 부품이라 주문하고 매우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헤드레스트 가이드 품번은 레버가 있는 쪽만 찾아봤습니다.
품번은 88780 N7000WK였죠.
아 ***80이니 반대쪽은 ***90이겠네 싶어서 대충 확인해 보니 스포티지용 품번에 있기에 이렇게 주문합니다.
이 대충이 참 무섭지요.
시켜놓고 몇 주 후 다시 한번 확인할 겸 부품번호를 찾아봤는데
이야 품번이 아예 다르네요?
비상입니다.
상기한 대로 주문제작 상품인 데다 당일날 바꾸는 것도 아니고 뒤늦게 주문한 거라 교환/환불은 안되니 추가로 주문해야 했지요.
그리고 여기서 또 최소 3주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전날 택배가 도착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한 선물이었지요.
시켜놓고 보니 대체 뭐가 달랐던 건지 모르겠네요.
심지어 P1500 품번 바디엔 N7000이라 적혀있습니다?
뭐가 다르기에 품번을 다르게 둔 건진 기아자동차 연구원 분들만 아시겠지요.
그리고 문제는 그뿐만이 아녔습니다.
형상이 아주 달랐던 것입니다.
이때 정신이 매우 아찔해졌으나 일단 침착하게 둘을 비교해 봅니다.
다행히 내경은 동일하고 외경도 동일합니다.
그럼 차이점은 저 외부의 요철들인데, 헤드레스트 가이드는 연한 PP재질이란 말이죠?
레알크래프트에서 배운 '압도적인 힘(물리)을 쓰면 해결 가능하다'를 실천해 보기로 합니다.
그런 의미가 아닐 거 같다고요?
에이 휠캡 때도 이랬는데요 뭐.
돌출부 플라스틱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니 별 다를 것도 없어졌습니다.
최대한 제거해 내는 게 포인트입니다.
그럼 이게 효과가 있을지 검증해 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우선 시트를 눕혀서 헤드레스트를 뽑아낼 공간을 확보합니다.
SUV랑 달리 세단과 해치백은 헤드룸이 낮기에 그냥 안 뽑히거든요.
뽑은 걸 확인한 후 시트를 다시 세웁니다.
이제 시트 백 커버를 분리할 차례입니다.
우선 아래 고무줄을 풀어야 합니다.
당기지 말고 아래 클립 부분을 잘 찾아서 밀어주면 알아서 풀려나옵니다.
그다음 시트 백 커버 아래쪽을 잡고 힘껏 들어 올린 뒤, 윗부분을 잡고 당겨주면
커버가 빠집니다.
(장착 시엔 그럴 필요 없이 그냥 백 커버를 아래부터 가이드 맞춰 꽂아주고, 위쪽 클립 부분을 탕탕 쳐 주면 잘 켜집니다)
이제 내부 프레임에 손을 넣으면 헤드레스트 가이드를 고정하는 걸쇠가 있을 겁니다.
바로 요 부분을 꾹 눌러줘서 위로 밀어준 뒤 뽑아내면
쏙 빠집니다.
이러기에 헤드레스트 안 뽑고는 탈거가 안 됩니다.
혹여나 그럴 분은 없겠지만 '왜 저거 그냥 가이드째로 뽑아버리지 저렇게 번거롭게 할까?'싶은 분이 있을까 봐 이렇게 분해조립 과정을 첨부했습니다.
가공은 힘으로 할 수 있지만 이건 정비과정이기에 절차를 준수해야 하지요.
그럼 개조한 가이드를 꼽아볼까요?
잘 맞습니다.
유격 없이 잘 들어가네요.
그렇게 개조가 끝났습니다.
레알크래프트 스티치 변경작업 6시간,
집에서 헤드레스트 가이드 깎는 시간 2시간,
차량 작업시간 30분으로 작업시간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지만,
부품 이것저것 시키느라 실질적으론 3개월이 넘는 장기 프로젝트였던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점이 하나 있습니다.
NQ5의 헤드레스트 가이드 돌출부를 전부 제거했기에 꽂고 나서도 고정이 안되어 빙빙 돌 수 있습니다.
다만 고정이 빡빡한 편이고 헤드레스트를 꽂으면 고정이 더 단단해지니 잘못될 우려는 적으나 혹여나 고지해 둡니다.
원래는 호환이 안 되는 부품을 억지로 가공해서 장착하다 보니 생기는 부분으로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물론 다른 차종의 부품을 마구 시켜서 확인해 볼 수도 있으나, 일단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제가 확인을 못한 것일 수도 있으니, 호환 가능한 차량을 알고 계신다면 댓글에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하튼 끝내고 난 장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새 헤드레스트는 기존 헤드레스트보다 지지면적이 넓고 이종 폼 적용으로 더 푹신해서 장거리 운전에 도움이 됨
- 다용도 행거가 생겨서 간단한 옷이나 가방, 혹은 가벼운 장바구니는 뒤에 걸 수 있게 됨
- 또한 다용도 행거를 손잡이 대신으로 써서 후석 탑승이 용이하게 됨
- 심미적인 부분에서도 좋음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 상기한 대로 완벽한 호환은 아님
- 헤드레스트 후면부분이 쿠션에서 플라스틱 재질로 바뀌어 후석 사고 시 탑승자의 이마가 많이 아플 수 있음
안전벨트 안 매면 더 아플 수 있음
개인적으론 단점보다 장점이 많으나, 이번 작업은 어렵다면 어려운 작업이다 보니 그다지 추천은 안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같은 분이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매번 이런 기행에 협조와 기술적 자문을 해주시는 레알크래프트 사장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